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5일 시내 양재동 한국전력 아츠폴 센터에서 열린 `대통령당선자 초청 신.구교 연합 성탄음악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선때 한나라당의 공격 소재가 되기도 했던 자신의 `종교 편력'을 밝히며 `고해성사'를 했다. 노 당선자는 리셉션 인사말에서 "어릴 때 불교도 믿었고 아버지가 교회집사여서 교회도 다녀봤고 존경하는 신부님에게서 영세도 받았으나 믿음을 못 지키고 어물어물해 신부님이나 목사님, 스님들을 만나면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정치를 하면 안 다니던 교회나 절도 다녀야 하는데 낯이 얇고 부끄러움이 많아 자꾸 그런 사실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정리하게 되더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선거때 득표하기 제일 쉬운 방법이 적대감을 부추기는 것인데 저도 때때로 남을 비판하고 증오해 스스로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며 "그러나 속죄하려고 노력한 게 국민의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기고 대통령이 된 것을 보면 국민 뜻과 함께 하느님의 뜻이 작용한 것 같다"면서 "신심은 부족해도 `하느님이 주신 책무를 꼭 수행해야지'라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노 당선자는 "이번 성탄절을 맞아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모든 국민이 마음을 합치는 새해를 맞기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