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 용인술의 키워드는 '원칙'과 '신뢰'다. 노 후보는 사람을 선택할 때 정치적 이념이나 살아온 길을 중시한다. 선대위 본부장 중에는 이해찬 이상수 천정배 신기남 이호웅 의원 등 재야나 인권변호사 출신이 많다. 노 후보 보좌진의 상당수도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살아온 길이 원칙에서 어긋난다고 판단될 때에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반노파 의원들과 타협을 거부하고 각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이란 찬사도 받지만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노 후보는 일단 사람을 선택해 일을 맡기면 끝까지 권한을 위임한다. 신기남 정치개혁추진위 본부장이 금융감독위원장 사퇴를 주장하는 등 당론과 배치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을 때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는 이에 대해 "리더가 존재하는 이유는 조직 구성원들이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진솔한 대화가 중요하다는 게 노 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직원들의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동등한 자격으로 토론을 하는 '웨이브 미팅'을 가질 정도로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스타일이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