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1일에도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문제를 놓고 공방전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조잡한 무지개 공약'이라고 비판하고 나섰고,민주당은 '서울 다이어트론'으로 역공했다. ◆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워싱턴과 뉴욕을 예로 들며 행정수도 이전을 설명했으나 그것은 1800년대 경제와 행정의 틀이 전혀 안 잡혀졌을 때의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특히 입법부인 국회조차 옮기게 될 경우 수도권의 공동화 현상은 뻔한 일"이라며,노 후보의 양자토론 제의에 대해선 "그 쪽이 더 불리할 것"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남경필 대변인은 "행정수도가 이전하게 되면 서울의 상권이 붕괴되고 수도권의 부동산 값 폭락현상은 당연한 이치"라고 전제한 뒤 "이 경우 수도권은 물론 국가 전체가 심각한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천국제공항을 만드는데 7조5천억원이나 소요됐는데 행정수도 이전에 4조5천억원이 소요된다니 말이 되는가"라며 "인천공항과 현 정부가 추진중인 인천 특구개발계획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노무현 후보는 인천 연수구 한화마트 앞 유세에서 "한나라당이 행정수도를 옮기면 수도권 집값이 폭락한다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수도권에 경제 금융 벤처 첨단산업이 돌아가는데 어떻게 집값이 내려가느냐"며 "한나라당은 집값 안정을 반대하는 부동산재벌당"이라고 비난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새 행정수도를 건설하면 서울은 경제 교육 정보 문화의 수도로 활성화될뿐 아니라 더욱 건강하고 쾌적해져 집값이 오히려 올라갈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 후보가 트집잡는 것은 대통령선거 막판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정세균 의원은 "비만한 서울을 다이어트해 효율적으로 만들고,영양실조에 걸린 지방도 발전시켜 건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배·정종호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