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선거를 2주일 앞둔 5일 지방 순회유세에 나서 `정권교체론'과 `세대교체론' 등을 내세우며 지지층 확대와 부동표 공략에 주력했다. 이회창 후보는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권을 돌고 충남 대전에서 1박한 데 이어 호남과 제주, 경북, 충북, 강원도를 찾는 등 2박3일간의 지방유세에 들어갔고 노무현 후보는 부산에서 이틀을 머물며 부산공략에 주력한 뒤 대구와 대전을 거쳐 북상하는 3박4일 일정에 돌입했다. 양당은 특히 지지도를 놓고 서로 우세를 주장하는 등 대선전 중반 기세싸움에 주력했으나 TV 합동토론과 상호 폭로전이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흐름을 보이자 선거 분위기를 바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노 후보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선두를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판별 분석에선 이 후보가 추월했다고 맞서는 등 서로 우위를 장담하고 있어 향후 대선전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현정부와 대통령이 자기편만 보살피는 정치를 해 서로가 분열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현재 이 정권과 같이하는 위치에 있다해도 뜨거운 마음과 애국하는 마음이 있다면 같이할 것"이라고 밝힌 뒤 일자리 250만개 창출과 주택 230만호 건설, 교육문제 해결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상대 후보가 나에 대해 험한 말을 하고 다니는데 나는 말하지 않겠다"면서 "새로운 정치는 남을 헐뜯는 것으로 시작해선 안된다"고 노 후보를 겨냥했다. 노 후보는 유세에서 "내가 되면 김대중.호남정권 재창출이 아니라 노무현 새 정권이자 전국정권 창출"이라며 "영남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앞서고 있으며 부산 등 영남에서만 이기면 승부는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게 국민을 갈라놓고 증오를 부추기는 일을 중단할 것을 정중히 충고한다"면서, 일자리 창출과 집값 안정, 평생교육체제 확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도 경북, 경남, 전남에서 릴레이 유세를 펼치며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공무원 노조 인정 등을 주장했다.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후보는 경기지역 유세에서 "경기도에서 대선에 출마한 사람은 신익희 선생 이후 내가 처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사회당 김영규(金榮圭) 후보와 무소속 장세동(張世東) 후보는 각각 울산과 제주에서 유세를 했다. minch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