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지난달 27일에 이어 나흘만인 1일 부산을 다시 방문, 부산역 광장과 사상 시외버스터미널 등 시내중심지 12곳에서 게릴라식 유세전을 펴면서 부산민심 붙들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당초 이날 경기지역을 돌 예정이었으나 후보단일화 효과에 따른 이른바 `제2의 노풍(盧風)'이 부산.경남지역에서 예상외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긴급진화에 나선 것이다.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도 이 후보와 동선을 달리 해 성당과 교회 등 종교시설과 재래시장, 부산국제영화제(PIFF) 거리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 뒤 이 후보의 부산역 광장 및 경성대앞 거리유세에 합류하는 등 부부가 총력전을 폈다. 이 후보는 특히 젊은층 공략을 위해 김부겸(金富謙) 김문수(金文洙) 김영춘(金榮春) 의원 등 30-40대 개혁파 의원들을 유세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개그맨 심현섭과 탤런트 옥소리, 가수 설운도씨 등 인기 연예인들도 대거 동원했고 원색 스카프를맞춰 두르기도 했다. 또 유세 중간에 시외버스 탑승과 지하철 투어를 하는 한편 밤늦게까지 시내 중심지에서 유권자들과 악수하는 등 유권자들과의 직접 접촉을 강화했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정치에 들어온지 14년이고 저는 6년밖에 안됐는데, 누가 새 정치인이냐"면서 "개헌으로 권력을 나눠먹는 것은새정치가 아니다"고 노 후보를 몰아붙였다. 또 "DJ의 지지를 얻고 그 틀과 권력속에서 호흡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이 정권의 연장밖에 안되는데, 그 많은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면서 "이회창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그 후계자를 자처하는 그 누구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부산에 이상한 바람이 분다고 해서 다시 왔는데, 여러분의 열렬한 지지에 마음을 놨다"면서 "부산시민의 힘으로 이회창을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고호소했다. 이 후보는 특히 시외버스에 올라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4천500만 국민을 태우고 달리는 버스의 운전기사와 같은데, 경험없는 초보.난폭운전이 가장 위험하다"며"지난 5년간 우리 국민은 난폭하고 무능력한 운전기사를 만나, 멀미에 시달리고 가슴이 조마조마했던 만큼 이런 고통이 반복돼선 안된다"고 역설했다. 박근혜(朴槿惠) 선대위 공동의장은 "민주당이야말로 낡은 정치의 주역"이라며 "이 정권의 연장은 꼭 막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고, 권철현(權哲賢) 후보비서실장은 노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성명을 활용해 "노(NO), 몽(夢)은`꿈이 없다'는 것으로, 부산에 `노풍'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찬종(朴燦鍾) 후보 특별보좌역은 "노 후보는 성격결함으로 대통령을 시킬 때가 아니다"면서 "이번에 노 후보를 대통령을 만들어 주면 선무당에 칼을 쥐어주는꼴"이라고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이 후보는 부산에서 1박한 뒤 2일 새벽 한 여사와 함께 공동어시장과 자갈치 시장을 방문하는 등 부산공략을 계속할 예정이다. (부산=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