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으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후보탄생으로 연말 대선구도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간 양강(兩强) 구도로 재편됐다. 2강 구도는 지금까지 `1강2중'의 다자구도와는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고 할수 있다. 그동안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이회창 대세론'이 단일후보의 `파괴력'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자대결 구도가 지난 71년 박정희-김대중 대결이후 직선제 대통령선거에서는 30여년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경우 대부분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는 등 접전을 벌일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선전이 양강구도로 박빙의 혼전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노 후보 역시건곤일척의 승부에 대비한 전열정비에 우선 주력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그간 노 후보와 정 후보로 분산됐던 공세를 노 후보에게 집중, 단일후보 시너지 효과를 차단하는 데 집중할 태세다. 아울러 민주당 탈당 및 자민련 의원 영입 등 세불리기를 통한 대세론 확산전략도 병행할 생각이다. 노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그간 내홍에 시달렸던 당을 확고히 장악하는 동시에 정몽준 후보 지지기반을 흡수해 `노풍(盧風)'을 재연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몽준 후보가 결과에 깨끗이 승복, 노 후보의 당선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한층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 후보는 25일 정 후보와 만나 공동 선대위를 구성, 선거공조를 본격화함으로써 지난 97년 대선당시 위력을 발휘한 DJP 공조'와 유사한 양태의 선거 흐름이 생길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 후보와 노 후보의 지지기반과 이념 등 성향이 확연히 갈리는 점도 대선전의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요소라 할 수 있다. 젊은 층의 지지에서 앞서고 있는 노 후보는 새 정치를 표방하는 `시대교체론'을앞세워 `귀족 대 서민' 후보구도로 몰아갈 생각이다. 여기에 같은 50대인 정 후보와의 연대를 통해 `반(反) 이회창' 전선도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 이 후보는 `부패정권 심판론'으로 반(反) DJ 전선을 형성,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 후보간 이념상으로 보수와 진보로의 선명한 대비는 이번 선거전을 사상처음 `보혁' 대결구도로 몰아갈 수도 있는 토양을 이미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 점에서 대북.경제정책 등 주요 정책기조를 둘러싼 대결이 볼만해지는 긍정적인 대결구도가 형성될 지 주목된다. 하지만 두 후보가 지역적으로 영.호남에서 배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우리 선거의 망국병인 지역구도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충청권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충청권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