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의 25일 전화 통화는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3국 정상간 연쇄접촉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날 통화에서 그동안 강성기조의 대북관을 유지해온 부시 대통령이 직접 조속한 시일내에 고위급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변국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미 정상의 통화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북, 경의선.동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공사 착공식,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코펜하겐 회담' 등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양국 정상의 통화내용도 이라크 문제에 대한 약간의 언급을 제외하고는 한반도 정세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청와대 외교 당국자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이뤄진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우선 지난 17일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결과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임성준(任晟準)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최근의 남북 및 일북관계 진전 상황을 평가했고, 부시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내에 고위급 특사를 북한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고 임 수석은 전했다. 이날 전화통화는 오후 늦은 시간에 부시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와 약 15분 가량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날 통화를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한데 따른 화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대해 외교당국자는 "부시 대통령은 경의선 및 동해선 착공식 후 김 대통령에게 전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면서 "김 대통령의 아셈 참석 때문에 전화통화가 늦어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경의선 및 동해선 착공식을 축하한다는 뜻을 밝히고 지난 2월 방한때 도라산역 방문에서 언급한 대로 철도 및 도로 연결이 남북국민들을 연결해 화합을 진전시키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김 대통령에게 `조속한 시일'이라고 못박아 대북특사 파견 방침을 밝힌 점으로 미뤄 이미 내부적으로 특사파견 시기를 내달중으로 결정해놓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미북관계 중재에 나설 뜻을 밝혀온 김 대통령이 아셈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자 마자 부시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대북특사 파견 방침을 전한데 대해 만족해하는 분위기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