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23일 "집권하면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국정의 감독자,후견자의 지위에 서고 총리는 국정 전반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중앙일보 창간 37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정치개혁을 위해선 권력집중을 막는 틀을 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총리가 `의전총리' 역할이나 하게 된 것은 대통령이 장관에게 직접 전화하거나 청와대 비서실이 행정부를 장악해왔기 때문"이라며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이 국정을 상호 조정하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대통령의 사고와 정책을 도와주는 보좌기관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집무실이 국민 눈으로부터 매우 멀고 격리된 곳에 있다면 국민이 우리의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갖기 어렵다"면서 "집권하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옮기겠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 문제와 관련, 그는 "김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구축하려 한다면 마땅히 다음정권 지도자와 만나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이 임기가 곧 끝나는 대통령과 만나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는 시기가 늦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집권하면 햇볕정책 중 포용의 기조는 당연히 승계하겠지만 북한에 퍼주기를 한 것 등은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재벌개혁에 대해 "재벌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탈바꿈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재벌해체 등의 접근방법은 좋지 않다"면서 "30대그룹 출자총액 제한은 기업 경쟁력을 위해 종국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제는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옳지만 당장 그렇게하기 어렵다면 시급한 문제점이라도 고쳐야 한다"면서 어머니가 재혼했을 경우 그자녀가 의붓아버지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하는 친양자제 도입과 현행 호주 승계순위의 우선 개정을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