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간 22일 (한국시간) '코펜하겐정상회담'은 무엇보다 대북공조에 초점이 모아졌다. 이번 정상회담은 제4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하는 중에 이뤄졌지만,한반도 정세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수밖에 없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17일 평양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직후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선 "북한의 개방이 절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김 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해선 남북대화가 중요하고 김 대통령의 포용정책을 지지하며 6·15 남북공동선언의 착실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동해선과 경의선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식 등 최근 남북관계 진전상황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에서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북한이 미국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두 정상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남북관계와 북·일관계,북·미관계 등 3각축이 병행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조속히 북·미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같은 '합의'에 따라 한·일 양국은 빠른 시일안에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를 유도할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이 2010년 세계박람회 여수유치 문제를 비롯 지난해 10월 서울회담에서 합의한 7개 합의사항 이행을 점검한 것도 하나의 성과였다. 코펜하겐=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