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30일 제2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회의에서 오는 9월 18일 경의선 철도 공사에 착수해 12월말까지 완료키로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앞으로 3개월여에 걸쳐 비무장지대(DMZ)와 북측지역에 대한지뢰제거와 철도 노반 공사를 마무리해야 하는 빠듯한 일정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남북한은 11월초부터 DMZ지역을 비롯 북측 공사구간의 땅이 얼게돼 토목공사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을 감안해 도로는 내년봄까지 완료키로 했다. ▲북측 지뢰매설 상태 = 정부 당국은 군사분계선 장단~개성 마량동 12㎞ 구간의북측 공사구간에 매설된 지뢰수는 애초 예상한 것보다 적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통상 공격보다는 방어 차원에서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속도전'을 원칙으로 한 북한군이 주요 공격로에 장애가 되는 지뢰를 대량 매설한다는 것은 작전개념상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있다. 북측 구간에 매설 또는 살포된 지뢰는 인명 살상용인 목함(PMD-57),수지재(PMN),강구(BBM-82) 등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차 파괴용은 ATM-72, ALM-82 등이 대표적이다. 대전차 지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뢰는 지상에 노출돼 있다는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들 지뢰가 목재와 플라스틱 등 비금속성이어서 우리 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중인 휴대용 탐지장비로는 탐지가 어렵다는 점이다. ▲지뢰제거 방법= 북한은 경협위 회의에서 남측에 지뢰 제거에 필요한 장비와인원을 지원해 주도록 요청했고 남측은 이를 적극 수용했다. 북측은 지뢰제거 장비부족과 함께 공사에 속도를 불어넣기 위해 남측에 이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남측은 DMZ 남방한계선 이남지역 구간의 지뢰 제거에 이용했던 독일제 리노(Rino)와 마인 브레이커(Mine Breaker) 등의 첨단 장비를 북측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들 장비 운영 경험이 익숙한 군 공병 일부도 북측 공사 일정에 맞춰 지원될 것으로 보여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군이 `평화적인 사업'에 손발을 맞추게됐다. 북측 공사 인력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공언한대로 전방 2개사단 병력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되며, 공사지휘는 인민군 총참모부(참모장 김영춘.차수) 공병국에서 맡을 가능성이 크다. 남북한은 북측구간의 지뢰가 대체로 지상에 노출돼있고, 공사시기가 결빙기인점을 고려해 일정한 구역을 순차적으로 정해가며 `불도저'처럼 땅을 쓸고가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지뢰제거시 폭발사고 등 돌발상황에 대비해 양측 공사 부대간 핫라인가설과 구조 헬리콥터 대기 등의 응급구조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2월말 공사구간인 개성 남촌골에 반영구적인 목재형 막사를 증축하고, 기존 설치된 20여동의 천막을 보수하는 등 공사 착수에 대비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