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이 실시된 8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하루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막판 수도권 몇개지역이 접전지역으로 부상하면서 개표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고,개표상황실에는 환호와 탄식이 이어졌다. 양당은 이날 아침 선거상황실을 마련하고 4개의 TV모니터와 직통전화를 설치하고 승리축하의 꽃다발을 준비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또 중앙당 당직자들은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에 전화를 걸어 당원과 지지성향의 유권자를 상대로 투표를 독려하는데 주력했다. 한나라당 표정=당 지도부는 이날 13개 선거구중 10여개 안팎의 지역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며 다소 느긋한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투표율이 예상밖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전 막판에 불거진 "병풍(兵風)"이 파괴력을 갖게된 것 아니냐며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개표 방송이 시작되자 한나라당은 자당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곳에선 당직자들이 박수를 치며 일제히 환호했다. 그러나 당초 낙승을 예상했지만 치열한 접전을 보이는 곳이 예상외로 늘어나자 "낮은 투표율과 "병풍"의 여파"라며 근심어린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오전 자택근처 효자동 제2투표소에서 부인 한인옥 여사와 함께 종로 재선거 투표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현정권의 부정부패와 실정을 충분히 알리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선거 막판에 와서 치졸하고 비열한 정치공작이 선거분위기를 흐렸지만 현명한 국민이 올바른 선택을 할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와 서 대표는 강서구 수해현장을 방문한 후 오후 6시경 당사 상황실을 찾아 당원들을 격려했다. 민주당 표정= 당 지도부는 이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투표진행상황을 담담하게 지켜봤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국민의 냉소와 신당창당 논쟁으로 예전에 비해 선거에 임하는 당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우려한듯 당직자들의 표정은 대체로 어두웠다. 그러나 개표가 시작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예상밖의 결과가 나오자 표정이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당초 호남 2석 외에 수도권에서 1~2석 가량 승리를 예상했지만 개표함이 공개되면서 접전지역이 늘어나자 당직자들은 "수도권에서 3석까지 바라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예상하는 등 밝은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이날 오전 혜화동 종로구민생활관에서 투표한후 오랫만에 휴식을 취하고 오후 6시께 당사 선거상황실에 들러 당직자를 격려했다. 노 후보는 "분위기가 나빴던 가운데 본인이나 선거를 지원하는 사람이나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며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뒤 좋은 성적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학생의 심정으로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정종호.김동욱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