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 보안감사에 나선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감사팀이 특정공관에 여행일정 변경을 사전에 의뢰해 유명 휴양지에서 주말을 보낸 뒤 감사에 나선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베네수엘라, 멕시코, 미국 주재 일부 한국공관에 대한 보안감사에 나선 국정원과 외교부 감사팀은 주베네수엘라 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마친 뒤 지난 15∼16일 주멕시코 대사관 감사에 나서기 전 멕시코 공관에 연락해 비행기 스케줄을 바꿔 멕시코의 세계적 해변휴양지 칸쿤에서 주말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멕시코 공관측은 감사팀의 요청에 따라 교민이 운영하는 여행사에 연락해 이들이 멕시코시티에 도착한 다음날인 지난 13일부터 1박2일 동안 한국인 관광가이드의 안내로 칸쿤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주선했다. 감사팀은 칸쿤여행을 마친 뒤 지난 15일부터 이틀 동안 주멕시코 대사관이 최근 신축한 대사관 부속건물과 공관업무에 대한 보안감사를 벌인 뒤 지난 17일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 감사팀은 국정원 직원 4명 외에 이례적으로 외교부 총무과 직원 1명등 5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앞서 지난 5월초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공관에 대한 회계감사에 나섰던 감사원 특별감사반은 공관측의 편의 제공을 일절 거부한 채 감사가 끝날 때까지 식사도 감사팀끼리만 하는 등 엄정한 감사를 벌여 이번 감사팀과는 대조를 이뤘다. 일부 교민은 "일반출장 중이라면 몰라도 감사업무를 엄정히 집행해야 할 감사팀이 해당공관의 도움을 얻어 유명 휴양지를 관광한 뒤 감사에 나선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않는 일"이라며 "그런 다음에 아무리 엄정하게 감사가 이뤄졌다하더라도 '솜방망이 지적'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강웅식 주멕시코 대사는 "보안측정팀이 칸쿤 여행을 위한 비행기 스케줄 변경을 의뢰해와 의아한 생각도 들면서도 공관 직원을 시켜 일정을 조정해주었다"며 "그러나 대사관은 감사팀의 칸쿤 여행에 일전 한 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