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이 8.8 재보선이 치러지는 13개 선거구가운데 최대 격전지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남궁진(南宮鎭) 문광부 장관이 8일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했고, 한나라당 전재희(全在姬.전국구)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전국구 의원이 지역구 보선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현직 장관마저 장관직을 던지고 뛰어듦에 따라 더욱 볼만한 싸움이 된 셈이다. 두 사람의 이색적인 경력도 관전의 흥미를 배가시킬만하다. 민주당 공천이 유력시되는 남궁 장관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비서출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DJ맨이고, 전 의원은 노동부 국장 재직시 관선시장으로 발탁돼 전국유일의 '홍일점 여성시장'이란 기록을 갖고 있다. 광명에 대한 애착심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15대 때 경기광명갑에서 당선된 남궁장관은 지난 99년 옷로비사건으로 여권이 곤경에 처하자 의원직을 던지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옮긴뒤 장관직까지 이르렀으나 평소 소리없이 궂은 일을 처리하는 성품으로 얻은 `황소'라는 별명답게 억척스럽게관리했던 지역구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의 출마권유를 완강히 거부하다 마음을 바꾼 전 의원도 광명에서 관선시장에 이어 민선시장에도 당선돼 4년간 살림을 비교적 잘한 평가를 받고 있고 이로인해 광명 지구당에서 출마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중앙당에 제출할 정도다. 하지만 남궁 장관은 DJ의 핵심측근이라는 색채가 재보선 전략의 일환으로 '탈DJ'행보에 나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컬러와 맞지않은 것이 아니냐는 당 안팎의 지적이 부담이 되고 있다. 전 의원도 98년 7.21 재보선 당시 조세형(趙世衡) 당시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에게 패배한 아픈 경험이 있고, 선거승리만을 위해 전국구 의원직을 버리고 출마한 것은 당리당략적 발상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