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선 자꾸 '215t급 경비정'이라고 하는데북한 기준으론 경비함입니다. 옛 소련제 경비함에는 85mm 반(半)자동포가 원래 장착돼있습니다. 이번처럼 파도가 크게 치지 않고 450m 거리라면 정확히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평양고사포사령부에서 근무하다 탈북, 지난 98년 입국한 심신복(52)씨는 1일 남쪽 사람들이 북한 무기체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씨는 북한에서 30여 년 간 일반 포병에서 중좌(중령급) 계급의 정치부 장교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북한 포 체계에 관한 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데다 주로 85mm,100mm포를 다뤘다고 밝혔다. 심씨 설명에 따르면 쾌속정이나 경비정 등 주로 소형 함선으로 이뤄진 북한 해군에서 경비함은 꽤 큰 배라고 할 수 있다. 85mm 포는 중국이 아니라 옛 소련에서도입한 215t급 경비함에 원래 장착돼 있으며 한발 쏠 때마다 다시 포탄을 장착해야하지만 탄피는 자동으로 제거되는 반자동이다. 심씨는 85㎜포에 관한 부분에 이르자 거의 숨도 쉬지 않고 설명을 쏟아냈다. "최대 사거리는 15.5㎞지만 목표물을 직접 명중시킬 수 있는 (유효)사거리는 8㎞입니다. 450m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건 아주 쉬운 일입니다. 1분에 최대 24발을 쏠 수 있는데 전투시에는 조준이나 해상거리 측정 시간이 필요하니까 그렇게 많이 쏠 수는 없고... 포탄은 15㎏-950g인데 목표물에 날아가는 유탄은 9㎏-800g이고...일부 언론에서는 3명이 작동한다고 하던데 제가 지상에서 사용할 때 최소 인원이 7명이었고 해상에서는 1-2명 적으니까 5-6명이 작동할 겁니다" '215t급 경비정에 76mm 포와 14.5mm 포도 장착돼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76mm포가 장착돼있다는 건 좀 의심스럽고 14.5mm 포라는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구경이 20mm 이상일 때만 포라고 하니까 14.5mm는 총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씨는 "북한 경비함에는 85mm 포 외에도 최대 사거리 8㎞, 사거리 5-6㎞인 37㎜포와 최대 사거리 12㎞, 사거리 2㎞(공중 목표)인 14.5㎜ 고사기관총이 장착돼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해군이 85mm 포가 아니라 대전차 미사일이나 RPG-7 같은 대전차 로켓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침몰한 배를 인양해보면 알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피해가 훨씬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명을 이어가던 그는 답답하다는 듯 "우리(남쪽 해군)는 발로 밟으면 자동으로나가는 80mm 포가 있을 텐데 왜 당한 겁네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사투리를 섞어가며 격정 어린 말로 북한 군부 강경파의 독자 행동설에 대해 "김정일 사인 없이 저런 일 있을 수 없습네다"라고 반박한 뒤 "이번 일 있고나서잠을 못잤습네다. 정말 그렇게 조국보위하려면 그만두라고 하십쇼"라고 일침을 놓았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