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는 14일 오전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대국민 성명을 담당한 어조로 읽어내려 갔으나 시종 무거운 표정이었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출근하자마자 기자실을 방문, 정범구(鄭範九) 대변인, 정동채(鄭東采) 후보비서실장 등 관계자 3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명을 발표, "약속드렸던 것보다 좀더 무거운 책임으로 재신임을 묻겠다"면서 "절차와 방식은 당에 일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성명만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참석 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성명에서 `당의 부족함'을 지적했는데 어떤 부분이 부족했나. ▲포괄적으로 생각해달라. 대통령이 탈당했으나 당과 국민의 정부는 정치적 책임이 일체로 결합돼 있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평가에서 당이 국민신임을 잃게 된 것이다. --앞으로 노 후보가 중심이 돼 당을 이끌어 가는 것인가. ▲저의 지지도가 당 지지도 보다 조금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제 지지도도 많이 떨어졌다. 재신임될지 안될지, 그후 어떻게 당을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일단 당의 판단에 맡기고, 결론이 난 후 다시 결정해서 말씀드리겠다. 제가 선거를 직접 책임지고 이끌었다고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당의 후보로서 또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약속드렸던 것보다는 좀더 무거운 책임으로 재신임을 묻겠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