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6.13지방선거를 대선주자인 '이회창-노무현 대결' 구도로 몰고 가면서 지방선거가 초반부터 이전투구식 비난전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31일 지방선거 전략을 "노-창 대결구도"로 몰아가기로 했고,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노 후보가 "DJ정권 계승자"여서 더욱 유리하다"며 양자 대결구도에 가세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측이 이날 "노 후보는 시정잡배"라고 몰아세우자 노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한나라당의 모씨는 양아치"라고 맞섰다. 한나라당=이회창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지역을 순회하며 텃밭다지기 행보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봉화,안동,영주,김천 등 경북지역 거점도시들과 대구를 잇달아 방문,당 소속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을 상속한다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호남에 가서는 호남의 정통을 잇는다고 하고 영남에 가서는 자신이 부산출신이라며 영남후보론을 주장하고 있다"며 노 후보를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이어 "지역연고를 이용해 표몰이를 하겠다는 얄팍한 지역분할의 정략적 책동을 막기위해 대구.경북이 한나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로 흔들림 없다는 것을 표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호남을 석권한 후 영남을 분할하겠다는 민주당의 책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달라"며 "김대중 정권에서 길러낸 양자가 정권을 이어받아 형편없이 나라를 운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경필 대변인은 노 후보에 대해 "노 후보가 저속한 표현을 일삼고 아예 저질 공격수를 자임하고 나섰다"며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인지,시정잡배가 되겠다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며 공격했다. 민주당=노무현 후보는 이날 한화갑 대표와 정례 조찬간담회를 갖고 6.13지방선거를 "盧-昌"대결구도로 몰아가기로 했다. 노 후보가 이날 경기지역 유세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양아치" 등의 원색적 용어를 총동원,맹공을 퍼부은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노 후보는 시흥 유세에서 "총풍(銃風) 안풍(安風) 세풍(稅風) 노풍(盧風) 중에 좋은 풍은 노풍뿐이고 나머지는 이회창 후보의 측근과 심복이 저지른 부정부패의 풍"이라며 "이회창 후보가 법률전문가라 법적으론 피해갔지만 정치적 심판은 받아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노 후보는 이어 "한나라당은 부패의 원조정당"이라고 규정하고 "이 후보의 더러운 손으로는 부정부패를 청산할 수도,깨끗한 정부를 만들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99년 당시 서상목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이후 이 후보와 서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도둑놈이 안 잡혀가게 됐다고 얼싸안고 있다. 죽을 죄를 짓고도 오만방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성토했다. 노 후보는 또 "깽판"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측이 "시정잡배"라고 비난한데 대해 "내가 시정잡배면 한나라당 모씨는 양아치"라고 역공을 폈다. 대구.안동=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