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가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신범 전 한나라당 의원의 소취하 합의위반 손해배상소송과 관련해 선서증언을 했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홍걸씨는 이날 오전 10시5분께 LA시 모처에서 제임스 방등 자신의 변호인 3명의 도움을 받으며 김재수 변호사 등 이 전의원측 변호인들의질문에 약 30분간 답변했다. 비록 비공개였지만 홍걸씨가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은 `최규선 게이트'가 불거져 나온 이후 한달여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존 코널리 등 홍걸씨 변호인은 재판전 심리절차인 선서증언을 중단하고 이씨측 변호인과 2시간여에 걸쳐 소송사건 종결 논의를 한 끝에 이씨 및 홍걸씨와 관련된 소송을 서로 종결키로 서면 합의했다. 취하하기로 합의한 소송은 이씨가 작년 7월 홍걸씨를 상대로 낸 증언거부 손배소송 취하 합의위반.사기.협박 혐의 손배소송과 윤석중 전 LA총영사관(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월 이씨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협박 혐의 맞고소, 박지원.천용택.김중권씨 등의 `옷로비 사건' 출판물 명예훼손 혐의 고소(99년6월) 및 공소사건이다. 방 변호사는 "홍걸씨 고소 사건과 윤 비서관 맞고소 사건, 서울지검이 기소한 명예훼손사건을 모두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며 "한두가지 기술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합의 비공개 등의 다른 조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코널리 변호사에게도 수차례전화했으나 답신이 오질 않았다. 이 전의원은 "정치 보복 차원에서 진행된 명예훼손 공소 기각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22일까지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으면 23일 오전10시 다시 홍걸씨에 대한 선서증언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이뤄진 합의서 서명 자리엔 합의서명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는 미 법규에 따라 윤 비서관이 서울에서 날아와 직접 서명했다. 윤 비서관은 "소송사건을 매듭짓기 위해 휴가를 내고 개인자격으로 왔다"며 "지난 2월 귀국 이후 홍걸씨를 처음 만나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곧 귀국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의원은 노타이 콤비 차림의 홍걸씨가 변호인과 사전협의를 위해 오전 8시35분께 모처에 도착했으며 작년 4월 증언거부 손배소송 선서증언 때보다 "야윈듯했으나 건강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통역.속기사.비디오촬영기사 입회하에 이뤄진 약 30분간 선서증언에서 홍걸씨는 한국국적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으며 "퍼모나대 태평양연구소(PBI)에 한때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급여를 받은 적이 있으나 현재는 특별히 작업하는 게 없다"고말한 것으로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홍걸씨가 비교적 답변을 또박또박했으나 (연구원 급여 및 운전면허증소지여부 등) 어떤 질문에 대해선 소송과 관련이 없는 질문이라는 변호인의 지시에 따라 진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전의원은 "오늘 선서증언 때 홍걸씨의 합의 보상금이 최규선씨 돈에서 나온 것인지 여부 등을 질문하려 했으나 소취하 합의로 물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