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이 금명간 '정계개편배후세력' 폭로라는 극약처방에 이어 별도의 `중대결심'을 할 것인지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고문이 정계개편 배후설을 폭로하려고 하는 것은 현재의 '노무현(盧武鉉) 돌풍'이 계속될 경우, 경선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 따라서 '노풍'의 진원지를 정권핵심으로 지목하면서 경선 과정에서만이라도 '노풍'을 일단 막아보고자 하는 것이 폭로의 1차적 목적이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별도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고문의 한 측근은 23일 "강원 경선(24일) 이후 여론의 추이를 보아가며 이 후보가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의 중대결심에는 경선 포기 및 탈당 불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최악의 경우 경선 판이 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고문이 22일 밤 충남 TV 토론에서 노 고문에게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특보를 만난 적이 없느냐"고 묻는 등 박 특보의 실명을 직접 거론한 것은 그가 지목하는 배후세력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박 특보를 거명함으로써 사실상 DJ를 겨냥했다는 얘기다. 이런 이 후보의 움직임은 단계적으로 공격의 수위를 높이면서 정계개편 배후 논란을 증폭시킨 뒤 경선 중도사퇴의 명분을 쌓기 위한 수순밟기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고문 진영에서는 배후세력 폭로가 극약처방임을 인정하면서도 "경선은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경선포기까지 상정하는 중대결심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의 한 측근은 "당내 경선에서 정계개편론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는 것 자체가 중대결심"이라면서 "경선은 끝까지 당당하게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도 "이 고문은 지난 97년 대선당시 `경선불복'이라는 원죄를 갖고 있는 만큼 쉽게 경선포기를 선언하거나 탈당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