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가 제기한 당쇄신 움직임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하순봉(河舜鳳) 부총재 등 고위측근 3인방은 사퇴요구를 일축하고 있어 당 내분이 확산될 조짐이다. 미래연대는 21일 하 부총재 등 측근 3인방의 당직사퇴와 경선 불출마를 요구한데 이어 22일 부산에서 1박2일간 합숙모임을 갖고 구체적인 당 쇄신운동 방향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이성헌(李性憲) 공동대표는 "이번주까지 지켜본뒤 아무 조치가 없으면 구체적인액션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며, 총재가 운신의 폭을 넓히도록 부총재들이 결단을 보였으면 한다"며 "일부 측근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어 이들을 격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재선의원 모임인 희망연대도 25일 회동, 측근 퇴진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하고 미래연대의 서명운동에 대한 동참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고, 서울 광진을 유준상(柳晙相) 위원장도 22일 성명을 내고 총재단의 전원 사퇴와 전국 위원장회의의 즉각 소집을 요구했다. 그러나 `측근 3인방'은 이같은 사퇴요구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가운데 일부측근에게 자진사퇴를 권하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3인방중 한명으로 지목된 하순봉(河舜鳳) 부총재는 21일 미래연대 사무처장인원희룡(元喜龍) 의원으로 부터 사퇴요구를 전달받고 이를 일축한데 이어 "당분간 지켜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른 측근은 "당 내분의 핵심은 부총재 경선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당을 이렇게흔들 정도가 되어서는 안되며, 여기에 미래연대까지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양정규(梁正圭) 신경식(辛卿植) 최돈웅(崔燉雄) 김기춘(金淇春) 목요상(睦堯相)정창화(鄭昌和) 의원 등 중진의원들도 21일 저녁 만찬모임을 갖고 이 총재의 대선승리를 위해 당력을 집중해야 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집단행동'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미래연대 움직임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위원회 임원 일부도 성명을 내고 "정권교체만이 이 나라를 살리는 첩경"이라며 "일부 인사들의 명분없는 당내 분란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소장파와 주류측이 정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이 총재는 21일 미래연대오세훈 공동대표를 만나 미래연대측 건의를 전달받았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피해 사태수습을 위해 고심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하 부총재에게 자진사퇴를 통해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하 부총재도 시내 모처에 머물며거취에 대해 숙고중인 것으로 알려져 금명간 가닥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하 부총재에게 이 총재의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하 부총재도 자신이 사퇴하지 않으면 정치생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점을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22일 부산 방문을 계기로 부산지역 의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등 주말과 휴일을 기해 소속 의원들과 개별접촉을 집중적으로 갖고 `당무 2선후퇴' 방침에 대한 충정을 전달하고 당 화합을 위해 협력해 줄것을 설득할 방침이다. 한 핵심 측근은 "미래연대의 건의중 수용할 것은 수용할 것"이라며 "다만 측근퇴진 문제는 본인의 정치생명과 인격이 걸린 문제인 만큼 처리하더라도 조용하게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