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안팎에서 '노무현(盧武鉉) 대안론'이 부상하면서 신당 창당 주도세력이 긴장하고 있다. '노무현 돌풍'이 거세게 일 경우 신당 창당도 그 영향권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당 창당의 중심축은 '영남후보론'과 '개혁세력 결집론'이어서 민주당 노무현고문의 지지기반과 겹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노무현 대안론이 더 확산되면 민주당내뿐 아니라 민주당 바깥에서도 '대안론'이 형성돼 신당 추진기반이 노 고문쪽으로 흡수될 수도 있다. 신당 추진세력인 박근혜(朴槿惠)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긴장속에 민주당 경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노무현 고문이 민주당내 바람을 기반으로 '반(反) 이회창세력' 전체의 대안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회창-노무현-박근혜-신당후보' 등 4자구도가 현실화되면 영남권이`반(反) DJ 정서'에 함몰되기 보다는 후보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투표할 것이라는관측도 나온다. 이는 영남에서 `이회창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어서 `박근혜 신당'이영남권 지지를 나눠가질 틈을 엿볼 수 있다는 뜻도 되지만 그보다는 `이회창-노무현'양강구도 속에서 신당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더 많다. 박 의원측은 18일 "민주당 후보가 노무현 고문이 될지, 이인제 고문이 될지 아직 알 수 없는데 유.불리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이나 노 고문의 부상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박 의원은 19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회동을 시작으로 빠르면 이번주내에 노태우(盧泰愚)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다. `노무현 대안론'의확산을 차단하는 목적도 포함된 행보로 풀이된다.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이미 "노 고문이 경선 승자가 될 수있다"는 분석을 해온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노 고문 부상은 이미 예측해온 것"이라며 "그러나 노고문의 `실체'가 드러나면 `거품 인기'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 고문의 개혁노선은 `위험하고 불안한' 개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개혁과는본질적으로 다른 만큼 개혁세력이 노 고문에게 쏠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회창-노무현' 양자구도가 확연해질 경우 `노무현-박근혜-김덕룡 조합'을 통한 `반(反) 이회창 단일세력 결집론'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신당 창당 시기를 늦추고 있는 것도 다양한 정치 행보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없지 않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