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내분사태와 관련, '측근정치'에 대한 중진들의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으나, 일본을 방문중인 이회창(李會昌) 총재가12일 "내 주변에 측근은 없다"고 일축해 주목된다. 이 총재의 '측근' 부인발언에 대해 이 문제를 제기한 최 부총재는 "총재로서야 공식적으로 그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는것 아니냐"만 말했으나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이날도 측근정치의 폐해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다. 홍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총재 주변의 일부 사람이 총재를 오도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쓴소리는 않고 단소리만 하다 잘못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부영(李富榮) 부총재의 비상기구 구성 주장에 대해 "그 말에 동조하기 어렵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모두가 단결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일부 측근 문제는 척결해야 한다"면서 "측근들이 비주류 활동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고,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 만큼 이를 쇄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성향의 김원웅(金元雄) 의원도 "당 중심에 지나치게 낡은 인물이 포진하고 있어 전면적 인적쇄신을 단행해야 하며 3김식 1인지배체제로 당을 운영해선 안된다"면서 "4.13 총선 이후 비주류 원외위원장에 대한 '학살' 책임을 물어야 하고 최근 경선과정에서 이 총재를 중심으로 몰아주기를 하는 것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이 총재가 철저한 자기점검과 반성을 하지 않을 경우 대선후보로서 적절한가를 철저히 재검토해야 하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국면이 올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원내외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가 이날 저녁 안국동에서 긴급모임을 갖고 집단지도체제의 즉각 도입 등 당 내분 수습안을 논의할 예정이고, 재선의원들의 '희망연대'와 초재선 친목모임인 '나라발전연구회' 의원들도 모임을 갖고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측근정치'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날 오전 방일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측근정치 폐해 지적에대해 "그런 것들이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측근이라고 내주변에 둔 적이 없고 당직을 맡아 가까이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이를 두고 가신(家臣)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핵심 당직자도 "총재주변에 도대체 인의 장막이 가능하기나 하냐"면서 "부총재경선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모양인데..."라고, 한 총재특보는 "측근들도 이번 기회에 반성할 게 있으면 반성해야 하지만 결국은 경선에서의 유불리라는 자기이해관계에 따라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게 아니냐"고 각각 반박했다. 특히 한 특보는 김원웅 의원의 주장에 대해 "공화당 사무처 요원으로 들어와 5공때는 민정당 청년국에서 승진을 위해 발버둥치던 사람이 언제부터 개혁파로 변신했느냐"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양측간 감정대립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