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는 4일 김동신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차세대전투기(FX)기종 선정을 둘러싼 '외부 압력설'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FX 사업추진과 관련,국방부가 평가기준을 변경해 특정기종을 선정하려 했는지 여부와 4개 경쟁기종 가운데 프랑스 라팔(제조사 다소)이 현지 시험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내부 보고서의 유출경위 등을 따졌다. ◇외압 때문에 평가점수 바꿨나=한나라당 강창성 의원은 "국방부가 지난해 말 FX 사업평가기관에 하달한 평가기준엔 평가점수대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지난달에 뒤늦게 60∼1백점의 기준을 제시했다"며 "국방부의 이런 조치는 정책적 고려란 이름으로 미국의 F15K를 낙찰하려 한다는 의혹을 자초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배기선 의원도 "FX사업 기종결정 과정에서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매는 식'의 의심받을 조치는 삼가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문제의 기준은) 지난해 국방연구원 공청회 당시 이미 안건으로 제시돼 토의된 사안"이라며 "배점 기준은 공론화된 것으로 조작이나 은폐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군 일각에선 "기술이전 등 일부 평가항목에서 점수를 60∼1백점으로 주면 경쟁기종간 점수차가 줄어든다"고 지적한 뒤 "이 경우 한·미 동맹관계 등이 고려되는 2단계 평가에서 미국의 F15K가 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 다소 관계자는 "기술이전 등으로 경쟁업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 했으나 이처럼 점수차를 좁혀 버리면 변별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군사기밀 어떻게 유출됐나=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은 "공군의 차기 전투기 시험평가 결과 프랑스 라팔이 모든 평가항목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도됐다"며 "공군의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된 경위를 밝히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시험평가는 서열이나 점수를 종합한 내용은 아니며 특정기종이 1위라고 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답했다. 한편 공군이 지난 2000년 8월부터 4개월간 벌인 이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라팔이 △일반 성능 △무장 능력 △항공 장비 △신뢰성 및 가용성,정비성 △전력화 지원요소 5개 분야에서 '우수(2개)'또는 '우수-(3개)'평가를 받는 등 전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김수찬·김동욱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