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북한이 22일 돌연남북 `최고위급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그 의미가 주목된다. 북한이 그 동안 남북 정상회담을 `역사적인 평양상봉과 최고위급 회담(historicPyongyang meeting and inter-Korea summit)'으로 표현해 왔던 예로 미뤄 이번에 나온 `최고위급 대화'란 남북 정상회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평양방송은 22일 김일성방송대학 특강 프로그램을 통해 "북남관계가 불신과 대결로부터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북남 최고위급으로부터 시작해서 각 정당ㆍ사회단체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고위급 대화' 발언은 남한과 해외 동포를 대상으로 한 김일성방송대학 특강 프로그램을 통해 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북한 당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관측되기는 하지만 시기적으로 북ㆍ미, 남ㆍ북한간의 대화 재개를 촉구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그동안 언론매체를 통해 `당국간 대화' 필요성을 몇 차례 강조하면서도 `최고위급 대화'라는 말을 쓰지는 않았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표현상으로 한층 진일보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평양에서 열린 `정부ㆍ정당ㆍ단체 연합회의'에서도 "우리는 당국사이의 대화와 모든 형태의 민간급 대화 및 접촉을 적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 `당국간 대화 의지'를 표명했을 뿐 `최고위급 대화'까지는 거론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은 2000년 6월 평양에서 이뤄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의 회담을 `회담', `단독회담'으로, 김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간의 회담을 `최고위급 회담'이라고 각각 표현해 왔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