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의 `악의 축' 언급으로 표면화된 북미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감소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북한에 이를 직접 설득키로 했다. 정부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당국자 회담 등 남북대화 재개를 추진, WMD 문제 해결이 한반도 정세안정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북한측에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미국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북한에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한다는 이중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은 8일 국회답변을 통해 "북한과 장관급 회담이 열리면 미국의 관심사인 WMD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협조해 나가면서 할 수 있는 대북 권유와 설득을 하게될 것"이라고 대북 직접설득 방침을 밝혔다. 최 장관은 "앞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WMD와 미사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라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WMD관련 의혹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평화.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다고 인식해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등을 통해 북한측에 이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와 관련, 20일 서울에서 열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공동의 우려를 밝힌다는 방침아래 9일 막바지 실무협의를 계속했다. 정부 당국자는 "WMD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당연히 다뤄질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도 WMD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성홍 장관은 이날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 전화통화를갖고 한반도 정세안정을 위한 일본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고, 가와구치 외상은"한국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시 미대통령은 8일 콜로라도 덴버시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범세계적 테러망 분쇄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는 테러세력 뿐 아니라 미국과 그 동맹우방국을 파괴할 목적으로 WMD를 개발하는 나라들도 함께 의미하는 것"이라고 테러.WMD개발 분쇄 양면전을 선언했다. 북한은 미국의 거듭된 대북압력에 대해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자신을 `악의 축'으로 언급한 미국을 `악마의 제국'이라면서 "미국이 누군가의 위협을 크게외치는 것은 미국의 군사력 팽창을 확대하려는 간교한 속임수"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