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별로 후보자 선출을 위해 구성될 선거인단이 경남지역의 경우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해 상향식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줄까. 광역단체든 기초단체든 할 것없이 유력 후보들이 대부분 한나라당 공천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인 경남지역에서는 일단 한나라당 사정이 관건이다. 현재 당내.외 분석들을 종합해보면 도지사와 시장.군수의 경우가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겠지만 결론적으로 ''찻잔속의 태풍'' 정도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도지사 후보의 경우, 아직 현 지사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태여서 여러가지 경우의 변수를 예상해야 하겠지만 대선을 앞둔 중앙당이나 경선에 나설 후보군 자체에서도 경선분위기를 과열로 가지고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당과 불편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김혁규(金爀珪) 현지사와 도지부 위원장이자 정책위의장인 이강두(李康斗)의원이 경선에서 맞붙는다면 상당한 ''파란''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해 김지사는 지난 연말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승산이 있다"고 미리 선언해 여러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김지사가 한나라당 공천을 통해 3선에 도전하든 다른 진로를 선택하든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는 당이 무리수를 피해 ''무난한 경선''과정을 거쳐 선택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공민배(孔民培) 창원시장도 아직은 "김지사가 출마하면 나서지 않겠다는 전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 도지부는 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 규모가 3천300-3천400명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세부지침이 나오는대로 본격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초단체장 후보 경선에서도 종전 30-60명으로 구성된 지구당 운영위를 거쳐 추천하던 것을 150-200명의 선거인단 선출로 바뀌었지만 지구당 위원장들의 의중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당 관계자의 관측이다. 선거인단 자체가 지구당 주요 당직자와 읍.면.동 협의회별로 추천된 당원들로 구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원장들이 영향력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 뻔해 여전히 70-80%는 위원장의 생각이 그대로 관철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물론 각 후보 진영에서 선거인단을 상대로 치열한 득표활동을 벌이면 영향을 받겠지만 이 경우에도 후보가 뒤바뀔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또 단일 지구당보다 창원과 마산 같은 한 선거구 복수지구당인 곳에서 위원장간의견조율이 실패할 경우 약간 복잡한 양상을 띨 상황도 가정할 수는 있다. 위원장의 ''낙점''에 실패할 것으로 미리 점친 후보자들은 일찌감치 선거인단으로선출될 당원들을 상대로 물밑 득표작업을 벌이며 선거인단의 ''반란''을 시도하고 있기는 하다. 다른 한편 후보들간 경합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선거인단 구성단계부터 자격시비등으로 적잖은 홍역을 겪을 것이란 우려는 당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도지부 관계자는 "이번 경선단계까지는 실질적인 상향식 공천까진 가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정당 민주화 바람을 무시할 수는 없으며 시일이 지날수록 당원들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도지부도 후보 경선을 위한 세부지침이 나오는대로 경선 준비에 들어갈 예정인데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도지부 관계자는 "선거인단 구성상 청년과 여성 비율이나 신분확인을 엄격히 할예정인데다 위원장들의 선거인단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므로 선거인단의 의중이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