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각종 게이트 파문 확산에 따라 깊은 `고뇌''와 `탄식''에 빠졌다. 신광옥(辛光玉)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 낙마한데 이어공보수석을 지낸 박준영(朴晙瑩) 전 국정홍보처장 마저 `패스 21''의 윤태식씨를 수차례 면담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청와대 보좌진들까지 계속 연루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연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먼저 잇단 부패추문으로 국정이 혼란에 빠진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앞에 머리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통령이 11일 아무런 공식일정도 잡지 않은채 이번 `게이트 파문'' 수습 방안을 포함한 14일 연두기자회견 구상에 몰두한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대통령은 주말인 12일은 물론 휴일인 13일에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청와대 전직 수석까지 `게이트''에 이름이오르내리고 있는데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당초 연두기자회견의 화두를 `경제활력 회복과 월드컵 대회 성공을통한 국운융성''으로 잡았으나 청와대 전직 수석의 비리의혹 연루설이 터져나오는 등국민여론이 악화되자 이번 회견의 화두를 `부정부패 척결''로 바꿀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진승현.윤태식 게이트'' 등 각종 비리의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를 재천명하고 남은 임기동안 부정부패 척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청와대 참모진을 비록한 측근 인사들이 각종 게이트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하고 강도높은 인사쇄신을 단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부정부패에 연루된 인사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엄정처리하겠다는 `읍참마속''의 심정도 피력할 방침이다. 김 대통령이 부패척결에 대한 강도높은 의지를 천명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관련당국의 고위 공직자에 대한 사정강도도 어느 때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오는 26일 등록이 마감되는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등록 및 심사과정에서주식보유 및 거래, 특히 문제있는 벤처기업 주식분야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로 한것도 김 대통령의 부패척결 의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