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는 17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정책경쟁을 통한 정당.정치 발전과 새로운 정치문화의 토대마련을 위해 '정책정당,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진민(鄭鎭民) 명지대 교수는 발제에서 "민주주의를 선도해야 할 정당이 권위주의 시절과 변함없이 특정 지도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우리 정치의 가장큰 모순"이라며 "또한 새로운 정치 지망생들이 '수혈'되지만 비민주적인 정당구조로인해 낡은 정치인으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원 확보가 더 이상 정당의 중요 목표가 되기 힘들며, 정당의 정책에 동조.지지하는 유권자의 확보가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정당들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책정당으로 발전, 정당간의 경쟁이 주요 쟁점들과 관련한 정책대안 제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한(金哉翰) 한림대 교수는 '2002년 지방선거 및 대통령선거와 정책대결'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한국 정당은 민주화가 덜 이뤄졌으며, 한국 정치는 공식적인 완전경쟁 시장이라기보다 비공식적인 불완전경쟁 지하시장"이라고 전제한 뒤 "역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보다 민주적으로 공천된 후보가 승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양대선거가 '정책경쟁의 장'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정책 공개 ▲후보간 '비교광고'를 통한 정책대결 ▲정책평가.분석, 공약검토 작업의 선행 ▲선거결과예측 발표 ▲중립.공개적 선거관리 등을 제안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김욱(金旭) 배제대 교수는 "정책정당 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전면 도입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비례성의 증대, 지역주의 정당의 완화, 표의 등가성 확보, 합의제 민주주의를 통한 소수권익 보호 등의 측면에서 비례대표제는 다수대표제보다 훨씬 더 우월한 선거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례대표제 도입방안과 관련, 현 제도의 기본 틀을 고수하면서 1인2표제를 도입하는 방안, 비례대표제 의원 수를 지역구 의원 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는 방안, 그리고 현 제도를 과감히 버리고 비례대표제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