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무산 후 2야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가 서로상 대를 직접 비난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한나라당의 공세가 근본적으로 내년 양대선거를 양당구도로 치르기 위해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민련을 고사시키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자민련과 JP의 기본시각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불능 상태로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10일 방송된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와 함께 하기로 약속해 놓고 탄핵안에 반대한 자민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당이 대전에서 강창희(姜昌熙) 의원 지구당 개편대회를 한 것에 대한 불쾌감이 작용했다면 이는 아주 소아병적인 태도"라고 이례적으로 JP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총재는 또 "자민련의 교섭단체 문제는 원칙과 민의의 문제"라며 자민련측의 숙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격분한 김 총재는 오전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애초부터 탄핵안 문제로 한나라당과 공조틀을 유지한 바 없고, 거리를 뒀음에도 이 총재가 생방송에 나와서 국민앞에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고 정면반박했다. 그는 "국회법 절차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사람이, 신의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이 나라 대통령된다고 하고 있다. 국민이 불쌍하다"고 거듭 이 총재를 직접 겨냥했다. 양당 수뇌부간 감정싸움은 양당 대변인 등 당직자들간 설전에서 증폭됐으며, 특히 자민련은 주요 당직자 10여명을 한나라당에 파견, 항의하고 이 총재의 사과 등을요구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자민련을 `민주당 2소대'라고 비아냥댔고, 권철현(權哲賢) 대변인도 "변절과 줄타기로 정치생명을 연장해왔던 JP의 추한 모습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고 JP를 비난했다.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이회창 대통령 불가' 신앙간증을 빌려 이 총재를 `신의없는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