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단행된 치안감급 경찰 고위간부 승진.전보인사는 8명의 경무관을 치안감으로 승진시키고 지방경찰청장 14명 전원을 교체,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 체제의 색깔을 드러내보였다. 이번 치안감 승진인사는 전임 이무영(李茂永)청장때와 같은 파격적인 발탁인사패턴과 달리, 출신지역을 철저히 안배하고 연공서열을 중시한 인사가 특징으로 내년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직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쪽에 무게를 실었다. 또 지방경찰청장 인사에서 이 전 청장때 도입했던 출신고향에 지휘관으로 부임하지 못하도록 한 '향피(鄕避)제'를 적용하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치안감 승진인사 출신지역은 호남 3명, 영남 3명, 충청.제주 각 1명으로 형평을 기했다. 이번 치안감 승진 후보군에는 영.호남 지역 출신들이 어느때보다도 많아 같은 지역출신끼리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치안감 승진자는 경무관 3∼5년차들로 모두 채우는 한편 중요 보직을 맡았더라도 2년차 경무관의 발탁 승진 인사는 완전 배제, 연공서열을 중시했다. 연령정년을 앞둔 배희선(裵熙善)전북청장 등 43년생 치안감 3명의 용퇴를 유도, 다소나마 인사적체에 숨통을 틔워졌다. 치안감 승진자 8명중 사시(이승재.사시24회), 행시(박만순.행시 24회), 외시(허준영.외시 14회)출신이 각각 1명씩 포함돼 고시출신이 강세를 보였다. 경찰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야전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시출신을 우대하고, 능력보다는 승진연도를 우선시하는 인사로 조직내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한편 치안감 보직중 대선을 앞두고 특히 주목되는 자리인 경찰청 정보국장에 전남 보성출신인 김병준(金炳俊)울산청장을 임명, 현 정부 출범후 이어져온 '정보국장=호남출신' 원칙이 유지됐으며 청와대 치안비서관에도 전남 광양출신인 박만순(朴萬淳) 중앙학교장이 승진, 임용됐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