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 참석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 오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역사교과서 왜곡, '꽁치분쟁' 등 양국간 7개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김 대통령의 숙소인 상하이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지난 15일 서울 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연구기구를 조속히 설치하고 이 기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양국 정부가지원해 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오홍근(吳弘根)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또 남쿠릴 수역내 한국어선의 꽁치조업 문제와 관련, 양국 외교.수산 당국간 고위급 협의를 개최해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빠른 시일내 양국 영사국장 회의를 열어 내년 한.일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일본측이 한국인에 대해 한시적으로 일본 입국사증(비자)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논의키로 합의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사람이 부담없이 참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어떤 시설을 만드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연내에 연구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고 오 대변인은 전했다. 두 정상은 이어 내년 한일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항공수요 폭증에 대비해 내년 4월 이후 서울-나리타 공항간 항공편 운항을 대폭 늘리고 월드컵 대회 기간에는 서울-하네다 공항간 주간 전세편 운항이 가능하도록 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 한일투자협정을 연내에 체결하고 IT(정보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한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조치를 해제할 것을 요청했고,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지체없이 문제해결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두 정상은 내년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 테러근절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APEC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에 논의중인 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를 성공적으로 타결하기 위해 고위급 회담을 조기에 개최키로 했다. 김 대통령은 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선 한국의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방식 통신업체들이 인도네시아 통신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상하이(上海)=연합뉴스) 이래운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