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성홍(崔成泓) 외교차관으로부터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방한 결과를 보고받고 대일외교 현안을 점검했으나 이번 방한에 대한 여야간 평가가엇갈려 설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방한을 실패작으로 규정,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허용한 정부측을 비판했으나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고이즈미 총리 국회방문 저지가 국익차원에서 바람직한 것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장성민(張誠珉) 의원은 "고이즈미 총리의 국회방문이 일부 야당의원의 저지방침에 따라 무산된 것은 외교적 전례가 없는 일이며 국익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3류 국가에서나 발생할 수있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장 의원은 또 "일본이 꽁치분쟁에서 양보하는 대신 과거사 문제를 희석시키는 등 고도의 연계전략을 펼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의 대일 보복조치 해제는 일본의 후속조치를 봐가며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문희상(文喜相) 의원도 "야당이 고이즈미 총리의 국회방문을 저지한 것은 국익차원에서 볼 때 실수"라며 "정부도 방한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을 미숙하게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고이즈미 총리가 잘 왔다 갔다"고 평가하고 "오는 18일부터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한층 심도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방한을 통해 꽁치분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 입장을 옹호하는데 급급했다"면서 "외교부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언급한 '서로 반성'을 '협력'으로 조작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같은 당 서청원(徐淸源) 의원은 "고이즈미 총리는 산적한 한일관계 현안중 어느 하나 이렇다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도대체 일본에 무슨 약점이 잡혔기에 이런 오만한 행태를 보일 수 있는가"라며 우리의 대일외교를 무원칙.무능력.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또 "주일 대사관이 지난 9월22일 국감에서 꽁치조업과 관련, 일.러간제3국 배제 합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한 것은 사실 은폐를 위해 위증한 것이 아닌가"라며 "일본이 꽁치분쟁에서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대책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앞서 박명환(朴明煥) 위원장은 "고이즈미 총리 방한은 굴욕외교의 표본"이라며 "고이즈미 총리의 국회방문을 저지한 것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정치적 중상을 준 것으로 우리로선 큰 성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