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한동(李漢東) 총리-한광옥(韓光玉)당대표' 체제로 짜여진 여권 수뇌부 인사에 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향후 정국에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한광옥 청와대비서실장이 민주당 새 대표에 내정된 것은 그의 원만한 인품과 조정 능력에도 불구, 대야 및 국회 문제에 있어 대통령의 `뜻'을 관철시키려 할것이고 그럴 경우 여야관계는 급속히 경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 총리를 유임시킨 것은 자민련 와해 작업에 나선 것이 분명하며 이같은 기류가 야당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품고 있다. 결국 '국민과의 직접대화'를 내세워 재야단체와 대학생 등 외곽단체들을 동원,야권을 압박함으로써 향후 정국을 여권핵심부의 의도대로 끌고 가겠다는 발상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야 관계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대화와 협력보다는 대결과 반목의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이 7일 성명에서 "이 총리를 축으로 자민련 의원들빼내기 작업을 통해 자민련을 붕괴시킨 후 뒤를 이어 한나라당 파괴공작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당내의 이런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그는 또 "다른 한편으론 외곽에 포진한 `친DJ인사'들의 정치블록화 작업을 서두를 것"이라며 "마지막 단계로 이 외곽세력과의 통합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DJ 특유의 위기탈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한광옥 대표 내정은 민주당을 정책정당으로서의 역할강화보다는 대통령의 돌격대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며 "향후 정국을 대통령 1인 직접통치체제로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핵심측근은 "상생의 정치보다는 오기정치로 일관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자민련 내부의 편향이 강화되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정치권이 보혁구도로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