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구성 요소들이 이념적으로 지나치게 다양하게 분포함으로써 당 정체성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는 의견이 26일 제기됐다. 이병석(李秉錫)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가혁신위 국가비전분과 회의에서 "극단적 진보주의자부터 진보적 운동권 출신자까지 포괄된 당의 구성은정책노선에 혼선을 빚고 집권당의 실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체성의 부재로 비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정체성 위기론은 최근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비롯한쟁점현안들과 관련, 공식 당론에 사사건건 반발하고 있는 김원웅(金元雄) 의원에게엄중 경고를 내린 것과 맞물려 당내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이 총재에 대한 지지는 2000년 말을 고비로 대세를 형성하고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여당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유동적이며,특히 지지구조가 97년 패배한 대선때와 유사하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의 주요 지지기반이었던 이른바 `민주화세대'가 지금은 지지를 철회하는 중이나 한나라당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과감한 당의 포지션 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당에 대해서도 "민주당 정체성은 김대중(金大中) 총재의 이념 정향에 크게 영향받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지난 97년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했지만 소수정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민련과 공조함으로써 정체성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민주당은) 소수일 수 밖에 없는 중도좌파의 기반을 의회에서의 수로 극복하려고 함으로써 자신의 주요한 이상적 쟁점이었던 민주화마저도 의회유린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