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그가 북한의 최고 지도자에 오른 이후 이후 3번째 해외 방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기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층을 만나 북한과 러시아의 철도연결,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대한 대책,러시아의 대북 지원,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 기간에 발표된 북ㆍ러 공동선언의 이행 등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김일성 주석 사망(1994.7)후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실력자로서 지난 1월중순과 지난해 5월 두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의 두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에서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회담을 갖는 등 중국의 지도자급 인사들과 접촉하며 양국간 우의를 다졌으며 특히 올해중국 방문 때는 상하이(上海)지역에 들러 중국의 발전상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 당시 김 위원장은 이 곳에서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할 증권시장 등을 돌아본 뒤 "세계가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하이는 천지개벽됐다"고 소감을 피력, 시장경제를 도입한 상하이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그의 이같은 관심은 북한이 중국식 경제체제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위원장은 청장년 시절에도 네차례 해외에 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까지 기록에 나타난 그의 해외나들이는 57년과 59년 소련, 65년 인도네시아,83년 중국 등이다. 그는 지난 57년 11월 평양제1중학교 재학 중 러시아 10월혁명 40주년을 축하하러 가는 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따라 모스크바를 방문, 스탈린 사망(53년3월)으로 큰변화를 겪고 있던 소련의 모습을 직접 목격함으로써 국제감각에 눈뜨는 계기가 됐던것으로 알려졌다. 2년 뒤인 59년 11월 두번째로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그는 모스크바종합대학에유학할 것을 권유받고 "나는 평양의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겠다"고 거절한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배속돼 당무를 익히던 김위원장은 지난 65년 4월 반둥회의 기념행사에 참가한 김 주석의 수행원 자격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었다. 이어 지난 83년 6월에는 후야오방(胡耀邦)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을 받고 중국을 방문, 중국 지도자들을 두루 만남으로써 김 주석의 후계자로서 '얼굴알리기'와 '친분쌓기'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연식기자 jy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