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26일 오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정일 동지께서 '가까운 시기에' 러시아연방을 공식 방문하시게 된다"고 보도했다. 얼핏 김 위원장이 그때(26일 오전)까지 평야에 있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북한 방송들이 이같이 보도하는 시각에 러시아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열차편으로 러시아 극동지역 국경도시인 하산에 이미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라는 한가지 사안을 놓고 북한과 러시아 언론들이 시제를 달리해 보도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탈북자들은 북한방송의 이러한 보도에 대해 "전혀 잘못된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즉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공식방문 일정이 모스크바 도착 직후 시작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비록 김 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지역 국경도시에 도착은 했지만 이는 러시아 방문을 위한 과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26일 오전 현재까지 김위원장의 러시아 공식방문은 미래형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5월 말 김 위원장은 중국을 비공식 방문하면서 공식일정 하루 전인 28일중국땅에 들어섰으나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이 소식을 제때 전하지 않고 그가 중국고위인사들과 회동했던 29일부터 31일까지의 일정만을 보도했다. 또 올해 1월 15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진 중국 방문 때도 북한방송들은 김 위원장이 베이징(北京)을 떠날 때까지만을 방중일정으로 보도했을 뿐 21일 오전 단둥(丹東)에 도착해 신의주로 건너온 것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러시아 방문은 열차편을 이용하는 관계로 모스크바까지 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방문길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북한방송들은 "가까운 시기에 러시아연방을 공식 방문하시게 된다"고 `미래형 보도'를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