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7일 북한 강제수용소의 집단 처형과 기아의 참상에 대한 탈북자의 증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르몽드는 탈북 일가족의 베이징 시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농성 사실을전하면서 한국에 있는 다른 탈북자 김국철(가명.23)씨의 증언을 실었다. 김씨의 인터뷰는 23-24일 이틀동안 이뤄졌는데 그는 수용소에서 수천건의 처형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중 15건이 교수형이었고 2건이 화형이었다. 95년초 범죄소탕 캠페인이 한창일때는 석달간 목격한 처형만 해도 150여건이었고 이들의 죄목은 "계란 세알을 훔쳤거나 옥수수 1.5㎏을 훔친 것"이었다고 김씨는밝혔다. 김씨는 "희생자중 95%는 죄가 없었다. 처형장에는 피가 흥건했고 살점과 뼈가굴러다녔다. 개가 인육을 먹는 것을 보았고 해골이 굴러다니는 것도 보았다. 처형장에 모인 사람들은 자기도 똑같은 운명에 처해질까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94년 7월 김일성 사망당시를 회상하면서 "그때는 굶어주거나 식중독으로죽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또 자살하거나 외국으로 도망가거나 혹은 인육을 먹는사람도 많았다"며 "사람이 배고픔이 극에 달하면 늑대같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봄 북한 탈출에 성공한 김씨는 만성 위염과 위궤양을 앓고 있고 흉부 타박상, 복부, 성기, 왼팔에 담뱃불로 지진 자국, 복부, 목덜미, 왼손에 상처 자국이 남아있으며 치아와 잇몸 손상이 심했다고 그를 진단한 독일 의사가 밝혔다. 김씨는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사망으로 떠돌이 고아 `꽃제비' 생활을 하다 정신병자 수용소에 수감되고 삼촌의 도움으로 그곳을 빠져나온다. 그는 "정신병자 수용소에소 보낸 삼개월 동안 내가 본 죽은 사람만 해도 23명에달한다. 매끼 옥수수를 먹었는데 죽지 않을 정도의 양만을 배급받았다. 매번 40-50알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으로 탈출한 뒤 시베리아에서 체포돼 북한에 송환됐다. 8개월간 "온갖고문을 당하며" 지하감옥에 갖혀있다가 대남사업 부서에서 일하는 숙모의 도움으로석방됐다. 그는 올해 3월 정신병원에 수용됐다 20일만에 탈출, 중국으로 거쳐 한국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파리=연합뉴스) 김은주특파원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