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19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19일 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부터 대표로 지명돼 집권당의 간판을 맡은 김 대표의 지난 6개월은 여야관계의 악화와 지지기반 하락 등으로 인해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시기였다. 김 대표는 취임 이래 '강력한 여당'을 주창하면서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안기부자금 총선지원 사건으로 야당을 강력히 밀어붙이면서 한때 정국의 주도권을 잡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지난 3.26 개각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점차 정국 운영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듯한 인상을 남겼으며, 연이은 정국의 악재가 터지면서 4.26 지방 재보선에서 민심이반을 실감해야 했다. 급기야 김 대표는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장관의 사퇴 파동이 촉발한 당내 '정풍(整風) 파문'을 거치며 당정쇄신 요구에 직면하는 등 취임 이래 최대 고비를 맞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말 의원워크숍에서 '당이 정치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당 우위론'이 당내 의견으로 집약되고, 김 대통령이 그의 사의표명을 곧바로 반려함으로써 김대표는 내년 대선정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시 집권당을 이끄는 조타수 역할을 떠맡게 됐다. 특히 김 대통령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최고위원들이 책임지고 당을 이끌어가도록 하라"고 지시, 당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당분간 김 대표 체제로 정국을 끌어나가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최근 "집권당으로서 책임지는 여당다움을 보여줘야 한다"며 집권당의 국정책임을 강조하는 등 '재신임'을 토대로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다시 강화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그러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동교동계와 각 대선주자, 소장파들이 복잡하게 얽혀든 미묘한 당내 역학구도속에서 민심을 회복하고 정국을 주도해 나가야하는 힘든 과제를 떠안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 자신이 '영남 후보론'을 토대로 대권경쟁 대열에 몸을 담고 있는 상황에서 성향과 노선이 당내 각 계파들이 과연 얼마만큼 김 대표의 지도력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는 당이 처한 어려운 여건에 비추어 이제부터 정치지도자로서의 진정한 리더십을 시험받게 될 것"이라며 "향후 그의 역할에 따라 당과 그 자신의 위상이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