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정치 세력론"이 정치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이 한나라당의 분열가능성을 거론하며 처음 제기한데 이어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이 18일 현 정당체제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제3세력" 태동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김덕룡 의원은 이날 오후 춘천에서 열린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모두 변화를 외면한다면 국민은 새로운 희망을 찾기위해 불가피하게 제3의 정치세력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3분의 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하는데 두 당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며 4년 중임 정.부통령제 개헌 등 정치권의 일대 변혁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3김 정치에 편승,신 3김의 하나로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며 "지역패권주의 청산과 함께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풍토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제3세력론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정치구도로 내년 대선을 치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여야간 강 대 강 대결구도와 여권의 복잡한 경선구도,차기를 둘러싼 야권내부의 암투 등 현 정치상황이 그 어느때보다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치권이 재편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일고있는 "3김 연합론"이나 여야 중진들의 민주세력 결집 움직임,제3신당 태동설 등은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당장은 이해관계가 다른 여야 중진들의 당내 입지강화 차원에서 모색되고 있지만 향후 정치상황여야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발전할 개연성도 다분하다.

박찬종 전 의원 등이 출마했던 92년 대선과 이인제 최고위원이 "다크호스"로 대선의 성패를 갈랐던 97년 대선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대통령 중임제 개헌론은 장기적으로 정치권 재편의 단초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