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30일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군사적 긴장완화 및 경협의 제도적 뒷받침을 위한 방안에 의견을 모음으로써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안정궤도에 접어들게 됐다.

남측은 이날 회담에서 군사,경제협력 등 현안에 관한 의견을 폭넓게 제시했고 북측은 이를 경청한 뒤 이견에 관한 절충작업을 벌였다.

<>남측,뭘 제의했나=남측 대표단의 박재규 수석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군사 및 경제협력,분야별 위원회 구성,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경의선 철도연결 및 문산~개성간 도로건설 등을 두루 언급했다.

그중에서도 무게가 실린 부분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경협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박 수석대표는 "군사적 신뢰구축과 긴장완화,평화정착을 위한 보다 본격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 위해 장관급 또는 실무급 군사당국자 회담을 갖자"고 제안했다.

군사 당국자 회담에서는 군사정보 교환,군인사 교류,경의선 철도연결 과정에서의 군사적 협력사업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투자보장,이중과세 방지,분쟁해결 절차,청산결제 등 남북경협과 관련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거론됐다.

박 수석대표는 "이런 장치들이 경제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고 민족경제가 균형적으로 발전되는 시기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동선언을 본격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분야별 위원회를 조속히 구성.가동시키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치.군사,경제,사회.문화 공동위원회를 만들어 후속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문산~개성간 새 도로건설과 관련,그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될 경우 남북간의 교통수요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 도로망을 미리 확충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의선 철도연결과 새 도로 건설공사의 기공식을 남북이 같은 날짜에 거행,전민족적으로 경축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북측의 입장과 이견조율=북측은 이날 오전회담에서 남측의 제안을 들은 뒤 "상당한 공통성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조율은 오후 회담으로 미뤘다.

북측 관계자는 "남측 제안중 마음에 드는 것도 있고 안드는 것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다 잘 될 것"이라면서도 "한꺼번에 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해 어느 정도 성과는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박 수석대표와 북측의 전금진 대표단장은 오전 회의후 고려호텔로 자리를 옮겨 1시간 가까이 단독 접촉을 갖고 쌍방의 입장을 보충설명,이해의 폭을 넓혔다.

양측은 이날 오후 회담에서 본격적인 이견절충을 벌여 합의의 틀을 마련한 데 이어 남은 문제는 밤늦게까지 비공식 실무접촉을 통해 조율을 계속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