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돈웅 신임 재경위원장은 16일 "재벌의 실질적인 체질개선으로 기업개혁을 유도하고 상대적으로 침체에 빠진 서민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포부를 밝혔다.

경제문제에 여야가 다를 수 없는 만큼 여야가 타협을 통해 최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상임위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한나라당에 몇 안되는 기업인 출신인 최 위원장은 "시간이 걸린다고 대충 넘기지 않고 충분한 협의를 거치도록 하겠다"며 정부.여당이 제시하는 경제정책방안을 국회에서 낱낱이 해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권정당인 한나라당도 기업.금융 구조조정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이 관치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는 등 방법이 나쁘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불거진 금융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최 위원장은 "잠재적 부실등을 감안하면 5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는데 정부는 공적자금 투입문제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않고 덮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들이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을 맞추는데만 급급할뿐 실질적으로는 개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재벌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예결특위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경우 주도적으로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안 등을 위해 세법 개정이 필요하더라도 국민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기업을 경영할 때 세무서 요원들이 조사나오면 중소상공인이 벌벌 떨며 농락 당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중소기업들의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릉 출신으로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최 위원장은 지금은 두산에 합병된 (주)경월을 73년부터 20년간 경영하기도 했다.

지난 71년 8대 국회의원에 등원한 이후 14대에 이어 이번이 3선일 정도로 굴곡이 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경기고 출신으로 이회창 총재와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