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제2기 체제 출범을 계기로 여야가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상생의 정치"를 표방하며 야권에 일단 화해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1일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대여 공세를 재개, 상호 대화기조 속에서도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 민주당 =야당과의 화해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이회창 총재에게 직접 재선 축하전화를 걸었고 고위관계자들도 인위적 정계개편 불가방침을 천명하면서 대야 신뢰회복을 통한 여야간 협력정치를 강조하는 등 대야관계 복원에 적극 나섰다.

김옥두 사무총장은 "이 총재 체제 출범이 여야가 공존공생하면서 대화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영수회담 합의사항을 결코 깨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균환 총무도 "국민이 한나라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준데 대해 충분한 예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남궁진 정무수석이 이날 오전 한나라당 당사로 이회창 총재를 방문, "여야가 영수회담 합의를 잘 이행토록 함께 노력하자"며 협력을 요청했고 박재규 통일부장관도 방북대표단 야당의원 포함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를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여권의 의지 표현인 셈이다.

<>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후 처음 열린 총재단회의에서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문제를 "불공정 편파수사의 전형"으로 규정하고 여당의 부정선거 혐의를 집중 조사키로 하는 등 대여공세에 나섰다.

이 총재는 "검찰의 편파수사가 극도에 달해 이런 검찰의 모양은 처음 봤다"며 적극적인 대처를 당 부정선거조사특위에 당부했다.

동시에 2일 신임총무가 선임되는대로 대여접촉을 재개, 16대 원구성 협상과 인사청문회 협상에서 한나라당 입장을 최대한 반영토록 요구할 방침이다.

이밖에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복원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 교섭단체요건 완화에 강력히 반대하기로 했다.

이 총재의 한 측근은 "여야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정치를 지향해 나간다는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원구성 협상원칙 및 인사청문회 등 현안별로 우리측 입장 관철을 위해 당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여 공세와 대화정치를 병행하는 강.온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이재창.정태웅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