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각에서 최대의 이변은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발탁된 김윤기 토지공사
사장이다.

산하단체 사장이 본부의 수장으로 임명되는 "파격"이 극히 드문데다 이건춘
전 장관도 대과없이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발탁된 것은 무엇보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각 부처의 업무에
밝은 실무형으로 내각을 꾸려나가 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건교부 산하기관에서만 근무했던 김 장관을 발탁함으로써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산하기관의 사기를 높이겠다는 포석도 담겨 있는듯
하다.

평소 산하기관장을 냉대했던 건교부 고위 관료들이 벌써부터 잔뜩 긴장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신임 산자부장관도 의외로 꼽힌다.

정덕구 전 장관은 이날 개각 발표가 나기 직전까지도 유임 또는 보다 좋은
(?) 자리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임 김 장관은 국제 투기자본의 공격에 대비해 채무국이 자기 목소리를
내자며 "대구 라운드"를 주창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것이 청와대의
주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의 발탁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사였다.

전임 홍순영 장관은 대북 포용정책을 무리없이 수행하는 등 외교안보팀의
"찰떡궁합"을 자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더욱 의외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장관의 발탁은 외무부 제1차관보 시절 북방외교를 사실상 기획.집행
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