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간 합당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과
국민회의 및 민주신당 일각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민주신당 일부 인사들은 합당이란 원칙에는 찬성하면서도
김종필 총리를 신당 총재로 받아들이는데 반대하고 있다.

또 영남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민련측은 "합당" 그 자체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표명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4일 "합당문제를 연내 매듭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데 대해 김 총리가 15일 측근을 통해 신당총재가 아니면
합당을 안할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수뇌부간 합당 논의는 상당히 무르익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 및 국민회의와 민주신당 일각에서 합당반대, 김종필 신당총재
반대 등 지분확보를 위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합당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자민련은 이날 당무회의를 통해 합당반대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일부 합당 반대론자들은 김 대통령과 국민회의 지도부의 합당 추진 발언을
"당권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성토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강창희 의원은 "공식기구간에 합당에 대한 한번도 논의해 보지 않고 연내
합당 매듭을 얘기하는 것은 우리를 "속당"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박철언, 김종호 부총재 등도 "합당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지금은 DJT
세 분이 합의해도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며 신당 불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박태준 총재는 "지난 6월 내각제 개헌이 무산될 당시 이런 상황이 예상됐다.
그래서 중선거구제를 추진한 것인데 여러분은 무엇을 했나"라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새천년 민주신당과 국민회의의 입장도 마찬가지.

자민련과 공천지분을 나눠가질 경우 가뜩이나 치열한 공천경쟁을 뚫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합당을 위해 김종필 총리가 민주신당의 총재가 되는 것도 바람직하다
(국민회의 김근태 부총재)며 제기된 "JP 신당총재론"에 대해 이만섭
총재권한대행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도 당내 불만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민회의 현역의원과 민주신당 신진인사들이 지역구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민련과 합당할 경우 "지역구 교통정리"는 더욱
복잡해진다.

여기에 과연 신당이라는 이미지와 JP라는 인물의 성격이 걸맞느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최명수 기자 ma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