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23일 공동여당의 조기합당에 반대하는 입장은 김종필
총리와 같다고 밝혔다.

박 총재는 이날 대전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리와 합당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냐"는 질문을 받고 "합당 등 여러가지 정치적인
문제에서 김 명예총재와 나는 생각이 일치돼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가 합당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총재는 또 "당내 충청권 의원들 가운데 한명도 합당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당 불가"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느 이어 "박철언 부총재가 주장하는 "정계대연합"도 뜻을 같이하는 야당
및 재야인사들까지 가세하는 정계개편을 하자는 것이지 합당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중선거구제 도입을 통해 "자민련 독자생존"을
주장하는 것으로, 이는 김 총리의 후원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총리는 지난 9일 총리공관 오찬회동에서 "당은 박 총재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당의 진로에 대해선 박 총재의 결심에 솔선수범해 따르겠다"
고 말했었다.

< 대전=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