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9일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생각을 꿈에도 해서는
안되며 우리는 앞으로 몇년간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태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뿌리를 내리는 경제토대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
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실.국장 1백72명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약간의 성공에 안심하고 개혁을 적당히 봉합하면 덧나게 해서
엄청난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안심할 상태가 아닌 만큼 올해는 4대 개혁을 내실있게
마무리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특히 "재벌개혁은 개혁의 관건이고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재벌과 협력도 하고 독려도 해서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업문제와 관련, "개혁과정에서 정리해고를 해야 되는 경우도 있고 실업자
가 생기게 되어 있다"고 전제하고 "노조와 대화하여 서로 참고 희생해야
한다"며 정리해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공무원의 신분보장과 생활안정에 노력하겠다"며 "대통령과
동지가 되어 경제와 나라살리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이 경제부처 실.국장급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영삼 전대통령의 경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연뒤
관계장관이 참석하는 가운데 실.국장들과 오찬을 함께 적이 있다.

이번에는 실.국장들을 따로 청와대로 불러 이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대통령의 올해 국정운영방향을 설명했다는 점에서 색다른 의미를
갖는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지난 1년간 외환위기를 극복하여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실무일선에서 수고하는 실.국장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이자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4대 개혁을 마무리하기 위해 더욱 힘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고위공직자들이 더욱 분발해 줄것을 당부하는데 더
비중을 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 대통령이 경제관료들에게 경제개혁을 재강조한 것은
경기회복 기운에 편승하여 구조조정작업이 느슨해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