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장쩌민(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의 12일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선린우호" 관계에서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데 큰 의의를
찾을수 있다.

이로써 국교수립후 6년간 경제.교역분야에 국한했던 양국 협력관계를 정치
안보를 포함한 모든 분야로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그동안 경제협력을 확대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외적인 장애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특히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양국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합의한 각 분야의 구체적인 협력내용을 "공동
성명"에 담아 13일 김 대통령의 내외신 기자회견과 중국측의 대언론발표
형식으로 공표, 실천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천명하게 된다.

한.중관계가 협력동반자관계로 발전한 것은 한국입장에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버팀목을 더욱 강화하고 경제회복과 재도약의 발판을 더욱 굳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장 주석으로부터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받음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자회담과 북한의
개혁.개방을 설득하는데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 안보분야의 진전을 바탕으로 경제분야의 협력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경제분야에서는 중국 위안(원)화를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장 주석의 정책
의지를 재확인, 우리나라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의 불안요인을 크게 덜었다.

김 대통령은 이번 중국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과 국제무대
에서의 위상제고 노력을 지지함으로써 중국이 아시아 경제회복에 일익을
맡게끔 했다.

양국 정상이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노력의 일환으로 양국간
금융실무회의를 개최를 추진키로 함에 따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간접적으로 막을수 있는 길도 열었다.

김 대통령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한국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라오스 등 5개국이 참여하는 방콕협정 가입을 지지함으로써
세계경제속의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우리나라와의 무역역조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점을
감안, 중국의 옥수수 석탄 등 1차산품의 수입을 늘려 주는 등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확대균형을 꾀하기로 한것도 적지 않은 소득이다.

중국이 이미 구매력을 기준으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며 앞으로 가장
규모가 급속히 커질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통상마찰의 소지를 사전에
해소하여 공동발전의 길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두 정상이 정상간 교류의 준정례화를 포함해 정부/의회/정당의 고위인사들간
교류를 확대, 강화키로한 것은 국가 지도층간 인적 교류를 통한 신뢰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특히 양국의 국방장관 교류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이 분야의 신뢰구축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한.중 정상이 회담후 양국간 형사사법공조조약, 복수사증협정, 청소년교류
양해각서, 철도교류협력약정 등의 서명식에 참석한 것은 사법, 문화, 예술,
교육, 학술, 관광, 청소년, 유학생 등 양국 국민 전분야의 교류확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장려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양국 정상은 또 국제문제 협력 방안에 관한 협의에서 핵무기 확산방지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및 생화학 무기 감축 등에 공감을 표시함으로써,
중국도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 등에 우려하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고 할 수 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은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 등 모두 12개분야, 34여개항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베이징=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