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 당국의 수사 칼날이 마침내 구여권 "거물"인 한나라당 김윤환 전
부총재를 겨냥, 정치권은 아연 긴장한 가운데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치인 사정과 관련, 그동안 영문 이니셜로만 대상자에 수차례 오르내리던
허주가 실명으로 수사대상에 오르기는 새정부 출범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사정 드라이브의 "종착역"은 그 처리 결과야 어떠하든
허주에 대한 수사가 될 것으로 예측해 왔었다.

한나라당은 21일 김 전부총재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방침이 전해지자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김 전부총재에 대한 수사는 야당파괴를
위한 음모의 일환이며 한나라당의 도덕성 훼손을 획책하기 위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김 전부총재는 회의에서 "대구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면서 "많은 음해성 투서가 들어와 그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마치
나를 조사하는 것으로 인식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검찰의 소환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여튼 허주 처리 문제는 사정 정국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여권은 어떤 형태로든 결말을 지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자칫 과거의 정치자금을 문제삼아 사법 처리할 경우 "정치보복"이라는 특정
지역의 여론을 쉽게 무마하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없었던 일로 넘어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여권이 사정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대여 투쟁을 실질적
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이기택 전총재대행과 허주를 정리하고 사정을 조기
마무리하려다 "뇌관"을 건드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러나 구여권의 상징적인 인물인 허주에 대해서도 한번
짚고 넘어가는 "통과의례" 수준에서 검찰 조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
도 나오고 있다.

검찰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금품수수설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는 시효가
지난 92년의 일인데다 금품수수 자체나 "뇌물"임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는 점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