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진영은 지난주를 고비로 대선구도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의 양강대결로 굳어졌다고 판단, 지지율 1위 탈환을 위한 여권표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 중진들의 역활을 지역적으로 분담, 이후보가 명실상부한
여권의 대표주자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연말대선을 "반DJT세력"과 "DJT세력"
으로 양분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러한 선거전략은 결국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지지세력을 흡수, 3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이는 동시에 여권표 결집을 통한 대선승리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중진들의 역할도 분담시켜 이후보와 조순 총재는 가급적 대선
일정에 동행,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를 부각시키는 한편 조총재에게는
지역적 연고가 있는 강원도를 맡겨 득표력제고에 힘쓰기로 했다.

이한동 대표는 당무를 총괄하고 김윤환 이기택 선대위원장은 영남권을
집중적으로 공략, 이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계산이다.

또 상대적 취약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부산.경남지역에는 당내 민주계
중진인 신상우 황낙주 선대위원장을 투입, 김영삼 대통령과의 결별이후
이후보에 대한 반감확산을 차단하는 한편 김덕룡 선대위원장은 국민신당
이후보에 대한 사퇴압력을 가중시켜 나가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중진들의 조직적인 거점확보 전략과 함께 직능단체에 대한 공략,
각종 정책대안을 제시를 통한 사회저변의 지지세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대선전 초반인 이번주말까지 이후보가 직접 대한약사회 세무사회
학원총연합회 종교단체 등 각종 직능단체 임원진들과 만나 지지를 당부하고
후보등록일 하루 전인 25일에는 잠실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대규모 후원행사
및 대선필승 전진대회를 개최, 대선체제를 마지막으로 점검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수권경험이 풍부한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을 지양하고 교육 경제 등 현안에 대한
정책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다.

이후보가 이날 오전 외환은행 본점을 방문해 외환딜링룸에 둘러 직원을
격려하는 등 국정현안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의 일환이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