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거액 비자금 관리의혹을 둘러싼 "비자금 정국"이
신한국당의 추가 폭로 전략과 국민회의측의 사법대응 방침 등으로 계속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양당간의 사활을 건 "게임"에 부응, 국회 재경위를 비롯한 관련 상임위의
국정감사장에서도 여당의원들은 비자금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고 국민회의
측은 신한국당측의 폭로내용이 "허위"임을 입증하려는 노력과 함께 금융
실명제 위반사실을 추궁하는 등 역공세에 나섰다.

신한국당은 김총재의 "6백70억 비자금 관리설"의 폭로에도 불구, 여론조사
에서 대선후보들의 지지도 변화가 거의 없자 내심 당혹해 하고 있다.

때문에 신한국당은 "호기"를 무산시키지 않기 위해 9일 김총재가 20억원
외에 추가로 받았다는 6억여원에 대한 수표번호를 밝히는 한편 금명간 김총재
가 재벌그룹을 포함, 모두 11개 기업들로부터 1백수십억원대의 자금을 수수
했다는 내용을 폭로하는 문제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측은 신한국당 강삼재 총장의 주장이 "터무니 없는 음해"라는 입장
을 재확인, 진상을 밝히기 위한 국회조사와 함께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와
강총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발 등 가능한 법적 노력을 다하기로 결정
했다.

국민회의측은 그러나 이번 폭로전에 대한 여론의 흐름이 김총재의 도덕성에
별 상처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가급적 확전은 삼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김총재의 대기업으로부터의 자금수수와 관련,
"11개 기업들로부터 받은 자금의 규모는 1백억원에서 2백억원 사이"라며
"이번 자료가 공개되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총재의 자금줄에는 S그룹과 D그룹 등 국내 10대 재벌 3개사와
D건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한국당 관계자는 "국내 10대 재벌에 속하는 모 재벌기업의 경우
김총재에게 30억원을 건네줬으며, 이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이미
확보된 것으로 안다"면서 "금명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이와함께 빠르면 내주중 김총재의 가족과 주변 친인척들이
관리했을 의혹이 짙다.

차명계좌와 그 계좌에 입금된 자금규모도 폭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이날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대처방안을 논의,
일단 신한국당의 추가 폭로 등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금명간 여야 3당 총무회담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대선자금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의 경선자금 <>국민회의 김총재의 정치자금을 포함 여야지도자들
의 정치자금을 포괄적으로 조사하는 국정조사나 특별조사를 제의키로 했다.

한편 이날 재경위의 한국은행 감사에서 신한국당의 총대를 멘 나오연 의원은
"대통령후보가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 차.가명으로 금융거래를 하고 불법
실명 전환했다면 엄청난 도덕적 법적 문제가 아닐수 없다"며 은행감독원
국세청 검찰 등에서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국민회의 정한용 의원은 "금융실명제 실시로 금융기관 직원은 예금주의
동의없이 검융거래 내용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고 타인이 그런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며 신한국당 강총장이 정보제출을 요구했는지
또 정보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의원은 또 "신한국당 강총장의 폭로내용은 대부분이 허위 사실임이
드러나고 있다"며 "지지도 하락을 만회하기 위한 흑색선전으로 우리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오고 금융계를 최악의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민석 의원은 "강총장이 증거로 제시한 수표는 상업은행에서 마이크로
필름화 되어 있을 것이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계좌에서 나온 것이라면 검찰
에서 증거물로 사본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며 "문제 수표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세균 의원은 "90년 12월말께 3억원을 인출했다가 91년 1월14일
대한투자신탁 청량리 지점의 당시 평민당 사무총장 계좌에 입금시켰다"는
폭로내용이나 증거로 제시한 상업은행의 전산기록표 등이 모두 조작.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