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경기도지사가 8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지사는 이날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변화와 창조를 열망하는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부름이 저에게 고뇌에 찬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도지사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지사는 "15대 대선과 관련해 정치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사임하는 것이며
대선과 지사직 보유가 양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사퇴이유를 설명하고 오는
18일자로 사임통보서를 도의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표명이 대선출마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빠른 시일내에
거취를 결정하겠다"면서 "당안팎의 원로 선배 동료들을 두루 만나 원점에서
우리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사는 그러나 "이시대의 소명과 국민열망, 그리고 민심소재를 파악한뒤
본인의 역할을 최종 선택할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 3김정치를 청산하고
국민정치시대를 개막하기 위한 역동적 리더십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은
거역할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말해 출마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
했다.

그는 특히 후보교체론과 관련, "당은 현재 리더십의 위기, 정권 재창출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보다 더 큰 위기는 없다"며 "정치상황이 더 머물러
있을수 없도록 새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사는 또 "내일낮 이회창대표와 63빌딩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이대표측
에서 먼저 연락이 와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대표가 전부터 계속 만나자고 요청해와 일단 지사직을 사퇴한뒤
만나자고 말해 왔다"며 "당 안팎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지사의 사퇴에 따라 임수복 행정부지사가 자동으로 지사직무를 맡게
된다.

< 김삼규.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9일자).